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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의 가품 거래 방치, 법적 책임 강화된다
    2023.04.07 14:29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1,152
     

    연간 피해 규모 22조...일명 ‘짝퉁방지법’ 추진

    법원 “가품 확인했다면 플랫폼 조치 의무 져야”

    플랫폼의 가품 유통에 대한 법적 책임이 강화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국내 8개 오픈마켓에서 유통된 가품은 총 41만4,718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가품 압수 건수는 37만 건, 그에 따른 국내 산업의 피해 규모는 22조 원으로 추산된다.

    플랫폼 경제의 발달과 함께 가품 유통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 등 해외 판매자가 많아 판매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관리 감독에도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온라인플랫폼의 위조상품 차단과 판매자 정보제공의 책임을 강화하는 일명 '짝퉁 방지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한 상표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으로 연내 입법 통과를 앞두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은 가품이 발견될 시 해당 상품의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 조치 의무 미이행 시 침해 책임과 이행 시 면책 규정을 뒀다. 또 권리 소유자가 판매자 정보 제공을 요구하면 가품 판매 자료도 제공해야 한다.

    ​기존에는 가품 판매자를 상대로 소비자가 소송을 진행할 경우 위반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불리했는데, 짝퉁 방지법을 통해 플랫폼 측의 책임을 강화할 경우 완전히 다른 결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의 입장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 한 상표권자가 오픈마켓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구체적 거래에 관여하지 않는 이른바 오픈마켓 운영자도 상표권 침해 게시물에 대한 불법행위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또 오픈마켓 운영자가 제공하는 인터넷 공간에 게시된 상품의 상표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 상표권 침해 피해자로부터 게시물 삭제 요구를 받거나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경우, 게시물에 대한 관리 및 통제가 가능한 경우 플랫폼 운영자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상품 판매 중단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방치할 경우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 오픈마켓 운영자에게 조치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플랫폼과 달리 오픈마켓사업자는 구체적으로 가품을 인식한 경우에만 인정된다.

    ​이에 따라 플랫폼 가품 유통에 해당 업체들이 직접 단속에 나서고 있다.

    최근 라이선싱 전문 기업 SMC는 마스터권을 보유한 ‘하버드’에 대한 상표권 침해와 관련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3,000건 이상의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문제는 쿠팡, 네이버, 신상마켓, 에이블리 등 국내 대부분 플랫폼에서 가품이 판매되었다는 것. 이 회사는 플랫폼 측에 판매 중단 내용 증명서를 발송해 판매를 중지시켰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플랫폼사들은 정품 인증과 검수 시스템을 마련하고 홍보하는 등 즉각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문제는 가품에 대한 사전 관리가 아닌 사후 대응에 초점이 맞춰진다는 데 있다. 일반 플랫폼과 달리 오픈마켓의 경우 판매 상품의 사전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법원 역시 쿠팡의 판매자 수가 31만 개, 상품 수 50억 개에 달한다며, 많은 상품이 등록 및 판매되는 오픈마켓의 특성상 권리 침해 또는 부정경쟁행위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미리 검색하고 삭제해야 할 주의 의무가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