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스’를 만든 1등 공신 EVA, 올 여름 신발 시장 ‘접수’
2023.06.21 16:0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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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제조업체들 “작년 대비 생산 물량 3배 넘게 증가”
원조는 ‘크록스’...슬라이드, 레인부츠로 적용 분야 확대
슈즈 업계 이어 스포츠·아웃도어 관련 상품 출시 봇물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올 여름 신발 시장을 EVA 소재 제품이 점령했다.
EVA는 에틸렌(Ethylene)과 비닐 아세테이트(Vinyl Acetate)의 공중합체를 통해 만들어지는 원료다. 금형에 작은 알갱이의 EVA 원료를 주입해 발포 성형하는 기술인 인젝션 파일론(Injection Pylon, IP) 공법을 통해 완제품이 만들어진다. 원래는 원료의 명칭이지만, 업계에서는 ‘크록스’의 소재로 알려져 있다. ‘크록스’ 제품의 100%가 EVA 발포체로 만들어진다.
극도의 탄력과 부드러움, 투명도와 광택에 냄새도 거의 없어 신발은 물론 태양광 시트, 구명조끼, 요가 매트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신발의 경우 미드솔에 주로 적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 여름용 신발 시장에서 EVA 소재 제품들이 전면에 대거 등장하고 있다. 특히 아웃솔은 물론 어퍼까지 일체형으로 된 제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슬라이드, 플립플랍은 물론 뮬, 샌들, 레인부츠까지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성은 이미 ‘크록스’ 등을 통해 확인됐다.
크록스의 전 세계 매출은 지난해 36억 달러로 2020년 12억3천만 달러 대비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뉴욕증시에서 크록스의 주가는 1년간 40% 이상 뛰었다.
국내에서도 ‘크록스’는 물론 아디다스의 ‘이지 폼 러너’, 머렐의 ‘하이드로목’ 등이 큰 인기를 누렸다. ‘하이드로목’은 작년 한 해에만 4만 족이 팔렸다.
최근 들어서는 ‘크록스’와 함께 EVA 전문 브랜드로 꼽히는 ‘우포스’와 ‘토앤토’, ‘락피쉬웨더웨어’ 등의 레인부츠가 무신사와 W컨셉, 29CM 등 주요 패션 플랫폼의 신발 랭킹 상위권을 수개월째 싹쓸이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관련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뉴발란스, 르꼬끄, 코닥,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주요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올 여름 신발의 절반 이상을 EVA 소재 제품으로 출시하며 가세에 나선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일부 테스트 방식으로 출시됐으나, 대부분 품절 수준의 판매율을 기록하는 등 인기가 좋아 올해는 스타일과 물량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 공장은 오더가 꽉 차 있는 상태다. 신발 전문 프로모션 로켓디자인스튜디오의 배진호 대표는 “부산 내 8~9곳의 전문 공장이 작년 말부터 풀 케파로 돌아가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물량이 3배 이상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이 늘고 있다. ‘아디다스’는 이번 시즌 아딜렛 22, 아딜렛 클로그, 아디케인 슬라이드 등 EVA 소재의 여름용 신발을 대거 선보였다.
‘아딜렛 22’과 ‘아딜렛 클로그’는 100% EVA 소재로 만들어졌다. ‘나이키’가 출시한 ‘조던 포스트’도 100% EVA 소재다.
소비자들이 EVA 소재의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가볍고 착화감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또 일반 고무와 비교해 접지력은 약하지만, 물에 뜰 정도로 가볍고 건조력도 빠르다. 합성 가죽 등 일반 어퍼 제품에 비해 세척도 간편하다.
제조업체들도 발포를 통해 생산된다는 점에서 봉제나 접착 등의 인력이 필요 없고, 생산 솔루션이 한 공장에서 이뤄져 관리가 수월하다. 또 제조 시 발생 되는 로스 부분의 폐기물의 양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공법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에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기능성의 원료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배진호 대표는 “VA 함량에 따라 탄성력과 열접착 온도, 내구성, 투과력 등이 달라진다. 또 식물성 원료나 재활용 소재 등 친환경적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디다스’가 출시한 아딜렛 시리즈도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식물성 원료가 함유된 EVA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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