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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 카드 수수료 인하 후폭풍...밴 대리점 '설자리 위태'
    2019.04.04 14:30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906
     

    시장개입 관치 논란을 불러일으킨 정부의 중소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이 카드사에 이어 밴(VAN)사, 밴사 대리점으로 꼬리를 문 비용 전가 또는 감축 현상을 낳고 있다.

    카드업계는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용 절감을 위해 결제대행업체인 밴사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수수료가 인하되면 밴 결제망을 이용하는 밴 대리점·가맹점까지 여파가 번지게 된다.

    4일 카드사·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는 밴사들과 중계수수료 인하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포함된 밴사 중계수수료는 올해 중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밴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면 비용을 줄이고자 밴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관행이라고 지적한다. 통상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결제업무를 대행하면서 가맹점수수료의 약 8% 정도를 수수료로 챙겼다.

    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 밴사 평균 수수료율이 현재 8.2%에서 7%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에는 평균 14%였던 수수료율이 7년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카드사-밴사-대리점-가맹점으로 이어지는 '인하 압박'

    <뉴스1>이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밴사 KIS정보통신은 이미 이번달부터 각 대리점에 결제 금액별로 1~6원씩 인하된 가격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밴 수수료 인하가 밴사의 결제망을 이용해 각 지역에서 전표 수거, 단말기 설치·관리 등을 하는 밴 대리점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밴 대리점은 밴사가 카드사로부터 받는 인하 압박을 다시 밴 대리점에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왔다고 꼬집는다. 이에 대해 밴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로부터 인하된 가격을 온전히 부담할 수 없어 일부 손해분을 대리점으로 넘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밴 대리점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각 밴사로부터 약 20~30% 정도 수수료 인하 조치를 당했다"면서 "도산 위기라 결국 가맹점으로 부담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데, 갑자기 가맹점에 돈을 올려달라 할 수 없으니 갑갑하다"고 말했다.

    특히 90%를 차지하는 5만원 이하 결제 구간에서 최대 6원(5000원~1만원 구간)이 깎이는 등 손해가 막심하다는 입장이다. 대리점들은 급작스러운 인하 통보에 대책을 마련해본다는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밴 대리점 관계자는 "우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밴사들을 신고한 상태다"며 "가맹점들에 대한 단말기 A/S 비용을 올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직매입 전환 추세…밴사도 설 자리 줄어

    밴사 또한 힘들기는 매한가지란 입장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1월 한국정보통신(KICC)이 맡고 있던 전표매입업무를 ICT 업체인 케이알시스(KRSYS)에 위탁했다. 밴사가 대행하던 전표매입 업무를 밴사를 거치지 않고 직매입으로 바꿔 수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통상 밴사의 매입업무는 데이터캡처 대행과 전표수거 대행으로 나뉜다. 전자는 카드 거래 시 소비자의 서명 입력 등을 통해 의심 거래를 걸러내는 작업이다. 후자는 소비자의 결제명세를 종이전표로 남겨 카드사와 밴사의 기록을 대조해 카드사가 가맹점에 더 많거나 혹은 적은 대금을 지급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업무다.

    카드사는 이 매입업무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기존보다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5만원 이하 무서명거래 실시로 데이터캡처 업무가 줄었고 지문 인식 등 본인 확인이 가능한 결제 방식이 늘면서 전표를 수거할 필요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케이알시스에 매입업무를 위탁해 밴사를 거치지 않으면 결제 건당 비용은 약 6원으로 지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밴사 입장에서는 카드사들이 직매입 방식으로 전환할수록 일을 뺏기는 것인데, 카드사들의 직매입 전환은 앞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이미 50% 가량을 직매입으로 전환한 롯데카드를 필두로, 10%가량을 전환한 하나카드를 비롯해 신한카드 등도 직매입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밴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카드 거래건·가맹점·단말기 수는 전년 대비 각각 12억건·10만개·13만대 늘었으나 중계수수료 수익은 오히려 154억원 줄었다.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카드 중계수수료 수익이 73억원 감소했다.

    대리점들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결국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밴 대리점 관계자는 "대리점은 밴사가 입은 타격의 4배 정도 영향을 받는다"며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아 버티고 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용 절감 목적으로 일부 중계수수료를 줄이는 측면도 있지만 더 합리적인 가격에 전표 매입을 대행할 ICT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어 위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2~3일 정도 걸리는 대금 지급 기한 시한을 하루로 줄일 수 있어 중소가맹점의 불편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dye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