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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 빅3는 왜 K패션 세일즈에 팔을 걷어 붙였나
    2024.05.07 08:59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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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붐 업 코리아 수출 상담회’의 ‘K패션82’ 부스 / 사진=신세계백화점


    더현대글로벌, K패션82 열고, B2C에서 B2B까지

    백화점 점포 직접 진출은 부담...수익 모델 개발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최근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이 나란히 K패션 해외 세일즈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화점들이 명품보다 K패션 브랜드 유치에 공들이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너도나도 K패션의 해외 진출에 매진하고 있다. B2C 중심에서 B2B까지 확장하고 내수에서 해외까지 확장한 점이 이례적이다. 운영 방식도 B2B 중계 플랫폼 개설, 해외 트레이드쇼 참가, 해외 유통 직접 입점 등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K패션 해외 유통 사업에 포문을 연 유통사는 바로 신세계다. 신세계는 지난해 K패션 수출 중계 플랫폼 ‘K패션82’를 개설, 200여 개 브랜드를 확보했다. 지난 1년간 트라노이, 프리미어 클라쎄 등 해외 전시회에 참가했고, 해외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400개 브랜드를 유치, 아시아, 유럽 등지로 접점을 확대한다.

    지난해 8월 프로젝트팀을 꾸린 현대는 최근 K패션 수출 플랫폼 ‘더현대글로벌’을 런칭했다. 정지영 백화점 대표가 해외 조인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월 태국 대형 유통 그룹 시암 그룹과 협약을 맺고 K콘텐츠 전문관을 열었고, 이달 일본 유통 그룹 파르코와 제휴, 내달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K패션 팝업스토어를 개설한다. 처음에는 11개 패션 브랜드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한 달여 만에 문의가 급증해 5개 브랜드를 추가할 예정이다. 일본, 대만, 홍콩 유통사들의 협업 제휴가 급증하고 있다.

    ‘더현대 글로벌’이 도입되는 일본 대형 유통 그룹 파르코의 도쿄 시부야점 / 사진=현대백화점
     

    수수료는 국내 백화점 수준

    향후 팝업 스토어를 정상매장으로 전환하고,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중심으로 확대한다. 또 한층 전체를 ‘더현대관’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롯데는 롯데면세점을 통해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르면 하반기 온라인 플랫폼 브랜디와 제휴해 K패션 B2B 플랫폼을 개설할 예정이다.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롯데 면세점에 입점된 브랜드나 서울시 추천 브랜드를 중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앞서 서울시 패션위크와 연계해 일본 도쿄에 K패션 전문관을 B2C로 운영 중이며, 티나블라썸, 프레노 등 국내 여성복을 가지고 미국 뉴욕 코테리쇼에도 참가했다.

    ​이 경우 유통사와 입점 브랜드의 거래 방식은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이익 배분 부분은 현지 리테일-현대백화점-브랜드 3자간 계약을 통해 진행된다. 백화점과 브랜드 사는 판매분에 대한 수수료 방식으로 거래, 일반적인 입점 방식보다 브랜드 측에 유리하게 배분된다. 또 백화점의 인테리어, 홍보, 수출, 물류 등 인프라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해외 백화점 등에 입점할 경우 원칙적으로 수수료 방식으로 운영 중이지만 국가별, 유통업체별로 수수료를 받는 곳도 있고 임대료만 내는 곳도 있는 등 케이스가 다양하다”고 전했다.

    해외 수주회의 경우는 참가한 업체들에 해당 부스 비용, 물류비 등을 지원하고 수주가 성사되면 수주금액의 3~5%도 수수료를 받는다. 롯데는 면세 법인을 통해 운영, 현재는 완사입 비중이 높은 것을 알려졌다.

    ‘롯데면세점X하이서울쇼룸’ 공동부스에서 바이어와 상담을 하는 모습 / 사진=롯데백화점

     

    해외 진출 우회로, 현실적 차선책

    결과적으로는 국내 백화점 수수료와 비슷하지만 수출과 판매, 인력에 따른 제반 사항에 대한 지원, 사실상 40~50% 이상 운영비가 세이브돼 브랜드 업체 입장에서는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종의 쇼룸 비즈니스와 유사한 플랫폼 사업에 대기업 유통사가 참여하는 게 적합하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유통사 측은 수익 모델 다각화, 국내외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회적인 선택지라는 의견이다.

    한동안 롯데백화점의 중국, 베트남 등을 비롯 유통사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해외 점포를 개설했지만 10년이 넘어도 BEP를 넘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K콘텐츠가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 직접 투자는 꽤나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시장 포화에, 의존도가 높은 명품의 매출이 크게 빠지면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태다. 대신 해외 관광객 유입이 높아지면서 이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일본, 대만 백화점 역시 콘텐츠는 빈약한데 K패션의 수요는 커지고 있어, 해외 백화점 대표들이 당일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결과적으로 양측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향후 현대는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통해 부가 수익을 노리고, 장기적으로는 현지에서 래퍼런스를 쌓아 역으로 현지 유망 브랜드를 발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고, 더 나아가 잘 나가는 브랜드를 사전에 확보하는 일종의 락인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입점 업체들은 유통사와 거래 시 쇼룸 에이전시나 직접 거래 보다 약 40~50% 이상 비용을 절감, 이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