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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K-패션’ 브랜드 상표 도용 1100건 이상… 글로벌 진출 발목 잡힐라
    2024.05.10 02:06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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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전 세계에서 ‘K-브랜드’ 상표권을 무단 도용해 선점한 것으로 의심되는 피해 사례가 110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브랜드 무단 선점 피해 1년 만에 47% 증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피해 확대

    브랜드지식재산권보호협회 본격 활동 기대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 세계에서 ‘K-브랜드’ 상표권을 무단 도용해 선점한 것으로 의심되는 피해 사례가 1,100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방치할 경우 해외에서의 정당한 비즈니스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어 상표 및 디자인권을 아우르는 지식재산권 관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 상표권이 무단으로 선점된 사례는 17개국 1,11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 758건과 비교해 약 47%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275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인도네시아(254건), 인도(170건), 태국(92건) 순이다. 아시아 이외 미국에서도 61건의 선점이 확인됐고,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각각 36건과 26건의 상표권 도용 의심 건수가 드러났다.

    뷰티 상품까지 포함할 경우 브랜드 탈취 사례는 2022년 1,125건에서 지난해 1,930건으로 약 72% 가량 폭증한다. 해외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한국 패션 및 뷰티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주요 산업분류를 기준으로 프랜차이즈, 완구, 식품 등까지 더하면 명백한 한국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무단으로 도용해 선점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가 7,565건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약 62.5% 늘어난 것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와 ‘마뗑킴’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중국 상표국 홈페이지에서 마뗑킴(MATIN KIM)을 검색하면 2019년 12월 한국 마뗑킴 본사가 상표권을 출원하기 두 달 전인 그해 10월 이미 상표권이 선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까지 기준으로 중국 내에서 출원된 마뗑킴 상표만 19건에 달한다.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8년 3월 브랜드 운영사인 국내 기업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중국에 ‘마르디 메크르디’ 상표권을 처음 출원한 이후 지난 3월까지 추가 출원 건수가 28건에 달한다.

    심지어는 한국 본사와 전혀 관련 없는 ‘마르디 메크르디 데이지’ 혹은 ‘마르디 메크르디 토크’, ‘마르디 메크르디 랩’과 같이, 목적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분명한 상표권도 무차별적으로 출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상표권을 무단으로 선점하는 현지 브로커들이 추후 국내 브랜드 본사 측에 법적 문제를 제기해 보상금이나 합의금을 노리는 악의적인 목적이 의심된다.

    전문가들은 위조상품 및 상표권 무단 선점 피해를 막기 위해 지식재산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 외에 국내 또는 해외 대리인을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전문 기관을 통한 선점피해 구제 지원사업을 통한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면서 상표권 무단 도용 혹은 디자인 카피 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도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중국 직구 플랫폼의 패션 카테고리에서 예일, Mmlg, 오버듀플레어 등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지재권 위반 사례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패션 업계에서도 중소·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유통사, 브랜드, 제조사 등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해 상반기 무신사를 필두로 국내 패션 브랜드 40여 개 사가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힘을 합치는 민간 협회 설립에 뜻을 모았고, 최근 공식 설립 절차가 마무리됐다.

    ​당초 협회 명칭은 ‘한국브랜드패션협회’로 예정됐으나 출범 과정에서 실제 브랜드들이 당면한 가장 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담아 ‘브랜드지식재산권보호협회(이하 브랜드보호협회)’로 명칭을 직관적으로 교체,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비영리법인으로 정식 허가를 받았다.

    브랜드보호협회는 이러한 상표권 무단 선점을 비롯해 디자인 카피 등으로 피해를 입은 브랜드 지원 사업과 더불어 국내외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짝퉁 판매 단속 및 신고를 위한 모니터링 사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