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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 올 여름 패션 트렌드를 집어삼키다
    2024.07.11 11:38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159

    (왼쪽부터) 헌터 / 크록스 / 락피쉬

    ‘패션템’ 부상하며 카테고리 확장, 트렌드 주도

    길고 무더운 여름 예고... 주요 플랫폼 랭킹 장악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가히 ‘신발’의 전성 시대다.

    어그, 헌터, 버켄스탁, 락피쉬, 핏플랍, 밸롭, 크록스, 킨 등 한 시즌 신발 장사를 위해 시작된 브랜드들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면서, 긴 무더위가 예고된 여름 시즌의 패션 시장 전체 트렌드를 집어삼키는 형국이다.

    ​고프코어, 블록코어 등의 영향으로 이들 브랜드의 수요가 특수 카테고리를 넘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브랜드들 스스로가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파이를 키운 결과다.

    이들은 대부분 어그부츠, 레인부츠, 아쿠아슈즈 등의 카테고리로 여름이나 겨울 시즌판매에 집중하는 신발을 만들어왔는데, 때문에 연 매출이 100억 원 정도가 최대치였지만 최근 500~2,000억까지 오르며 급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날씨, 유통, 기획까지 삼박자가 두루 갖춰지면서 수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종전에는 1년 중 2~3개월 정도만 매출이 반짝 올랐지만 매기가 길어지면서 볼륨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름 판매 시기가 약 4월부터 9월까지, 겨울 시즌도 9월부터 2월까지 5개월로 늘었기 때문. 여름과 가을의 판매 기간이 각각 2~3개월씩 늘어난 것이다. 더불어 여름 고온 현상, 장마 기간이 매년 늘어나고 겨울 한파까지 겹치는 등 급변한 기후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또 슈즈 멀티숍 등 제한적인 유통 채널에서 점차 온오프라인(온라인, 홈쇼핑, 라이브 등) 채널이 발달, 성수기에도 드라마틱하게 뾰족한 그래프를 그리며 매출이 폭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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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억대 한 철 장사에서 수천억 규모 성장


    현재까지 성수기 최고 매출을 갱신, 정 시즌에 보통 200~300억까지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6월 한 달 동안 CJ온스타일은 레인부츠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54%, 롯데온은 ‘헌터’ 등 레인부츠 브랜드의 매출이 두 배 이상 신장했다. ‘ABC마트’도 시즌에 대비해 락피쉬 웨더웨어, 헌터, 케즈 등의 브랜드도 2배, 물량은 138% 이상 늘렸다.

    ​더불어 지난주는 연중 레인부츠의 검색량이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로 인해 시즌 베이스의 신발 브랜드의 볼륨이 커지면서 사업 확장의 기회도 열리며, 브랜딩에 대한 투자까지 가능해진 것.

    ​여기에 기획력을 갖춘 기업들이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남다른 상품 기획 능력도 힘이 됐다. 이들은 시즌을 탈피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다각화하고 트렌드 아이템 개발에 집중, 구매를 유도한 게 주효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 중국, 일본 시장에서 두드러지며 그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드라마틱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크록스 / 락피쉬

    썸머 슈즈, 사계절 공략하며 패션템 부상


    구멍 뚫린 못생긴 미국 EVA 슈즈 ‘크록스’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크록스’의 국내 지사인 크락스코리아는 매출이 2022년 1,816억 원에서, 2023년 2,323억 원으로 1년 사이 500억 원이나 급증했다. 여름 한 철 신는 신발이 겨울 시장까지 접수, 10년 전 600억에서 4배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지만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에서 착안, 겨울 시즌용으로 내피에 털 달린 원단을 덧입힌 제품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

    영국 태생이지만 국내 기획력으로 큰 ‘락피쉬 웨더웨어’는 이제 레인부츠를 떼고 온전한 패션 브랜드로 변신에 성공한 대표 브랜드다. 네이버 검색 데이터에서 ‘락피쉬’가 검색어 1위로 오를 정도로 이제 소비자들에게 레인부츠가 아닌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실제 ‘락피쉬’는 부츠 판매 비중이 종전 100%에서 50%로 줄어든 대신, 샌들, 스니커즈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2022년부터 털부츠, 털장갑까지 확대, 겨울 시즌에도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지난해 매출이 560억, 영업이익 170억 원을 올리며 확보한 자금으로 연초 영국 본사 지분을 100% 인수했다.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힘입어 1,000억대 브랜드로 도약을 노린다.
     

    사진=어그 / 밸롭

    양털 부츠의 대명사 ‘어그’ 여름 샌들도 품절


    레인부츠로 출발해 연 매출 500억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한 영국 슈즈 ‘헌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레인부츠 이외 겨울 패딩 부츠까지 아이템을 확장, 여름과 겨울 시즌 매출 비중이 지난해 각각 65%, 35%에서 올해 60%, 40%로 더 커졌다. 여름에 이어 겨울까지 판매 시기를 확보, 매년 2~3배 성장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본사와 브랜드 재계약을 통해 주요 카테고리의 전개 계약을 확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한다. 현재 운영 스타일 수는 150개, SKU는 300여 개로 크게 늘었다.

    물놀이용 아쿠아슈즈로 출발한 ‘밸롭’은 운동화 등을 확장해 브랜드로 안착한 케이스다. 올해는 아쿠아슈즈가 150억, 운동화가 300억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여름 시즌에 매출이 50%, 나머지 시즌 매출도 50%를 차지, 4계절 슈즈 브랜드로 변신에 성공했다.

    ​겨울 부츠들도 반대로 여름 시즌용 샌들, 레인부츠 등을 출시하며 맞불 상품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어그 오스트레일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7% 신장, 약 6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투명한 레인부츠, 샌들 등 상품 전략이 적중하며 전천후형 브랜드로 안착했다. 현재 운영 아이템 수가 185SKU로 늘었고 심지어 겨울 부츠 매출 비중이 22%, 나머지 아이템이 78%로 전세가 역전됐다.

    ​‘어그’ 본사도 겨울 한정이 아니라 사계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마케팅을 하고 아이템도 다각화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서 운영하는 어그 제품은 전량 수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