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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획] 극단의 양극화로 가는 패션 유통... '생태계 급변'
    2024.09.19 15:22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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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신세계 강남점 / 롯데 잠실점
     

    백화점, 상위 5%가 26% 매출 올려

    빅3, 경쟁적으로 복합몰 육성 나서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불경기마다 재소환 되는 팔레토 법칙.

    ​일명 8대2 법칙으로, 어떤 분야, 어떤 조직에서도 20%가 80%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뜻한다. 양극화와는 다른 개념이지만, 팬데믹 이후 유통 시장을 상황을 놓고 보면 95대 5 정도로 수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톱티어’만이 생존 가능한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오프라인 유통은 유통사 간, 수도권과 지방 상권, 점포 간에 불균형과 불평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카테고리별 강자가 존재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통합, 그 가운데 상위권만 살아남는 형국이다. 일례로 플랫폼 시장의 경우 명품, 리셀, 종합플랫폼 등으로 나뉘었다가 이제는 초대형 이커머스사로 다시 쏠리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후 불평등한 회복을 보이다 예상치 못한 전쟁, 물가 상승, 불안전성 마켓 형성, 급작스런 불황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기존과 달리 전 채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유통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프리미엄 유통 채널의 경우 강남과 비강남, 수도권과 비수도권, 상위권과 중하위권 간의 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그중 ‘유통의 꽃’인 백화점을 보면 상위 점포의 매출 집중화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백화점 5개사 70개 점포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1% 상승한 19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 강남, 롯데 잠실,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 상위권 4개 점포의 매출이 5조1,561억 원을 기록했다. 5.7%의 점포가 백화점 전체 매출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64% 마켓에서 66개의 점포가 아등바등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위 그룹에 명품, 이머징, F&B 등 콘텐츠나 리뉴얼 등 투자 쏠림도 심해지고 영업 면적 차이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 강남, 롯데 잠실, 신세계 센텀시티점 등의 점포 면적은 수년 동안 20~30% 이상 키워 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 2~3조대 매출을 갱신하는 점포가 더 증가한 반면 중하위권은 역신장으로 고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과 지방권의 갭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백화점의 매출은 18조6,189억으로 전년 대비 12.3% 상승했지만 경기도는 지난해 7조7,9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에 그쳤다. 문제는 지방인데, 부산, 대구 등 7개 지역 점포의 매출이 19조 원으로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면적 대비 매우 부진한 매출이다.

    물론 최근 문을 닫는 지방 점포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만 롯데 마산점, NC부산 서면점 등이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문제는 숨만 쉬고 있는 점포도 상당수로, 업계는 향후 5년 동안 최소 5개, 최대 10개 이상의 점포가 업태 전환을 하거나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빅3 백화점은 복합몰 형태 리테일 브랜드를 런칭,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신세계는 ‘사우스시티’, 롯데는 ‘타임빌라스’, 현대는 ‘컨넥트 현대’를 나란히 바꿔 달고 있다. 올해 롯데 수원점은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현대 부산점은 도심형 복합몰 ‘커넥트 현대’로, 신세계 경기점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교체했다.

    향후 프리미엄 유통들도 생존을 위해 업태 통합과 폐장으로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온라인 플랫폼, 티메프 사태 후 드러난 균열

    명품, 리셀, 4050 플랫폼 상당수 폐업

    본업 경쟁력 없이, 외형 부풀리기 부작용

    지난 5년 간 이커머스 채널은 더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팬데믹 기간 명품, 리셀, 1020플랫폼, 4050플랫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등이 과도한 마케팅과 투자로 급성장했다. 이로 인해 플랫폼의 세분화와 카테고리가 크게 확대되고 시장도 방만하게 커졌다. 이들은 엔데믹 진입 후 체질 개선과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채 투자까지 경직, 영업 중단이 속출했다. 시장이 혼탁해지기 시작했다.

    ​상반기 명품, 리셀, 4050 플랫폼 중 상당수가 문을 닫았고, 티메프 미정산 사태 직후 한스타일, 알레츠, 1300k, 사자마켓 등이 문을 닫았다. 현재까지 폐업한 플랫폼 기업만 약 20여 개 사에 달한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고 작은 균열에도 무너질 기업들이 줄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이런 마당에 큐텐의 자회사 위메프, 티몬의 미정산 사태라는 2차 데미지까지 입게 됐다. 사실 티메프 사태는 빌미가 됐을 뿐 좀비 기업들이 상당수였으며 이번 기회로 구조조정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를 기대하기도 한다.

    ​문제는 자금력이 되는 초대형 기업 위주로 쏠리면서 이커머스의 본질인 ‘다양성’이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실제 불안감이 커진 입점사, 고객들이 ‘신뢰’와 ‘안전성’을 우선으로 두면서 쿠팡, SSG닷컴 등 대형 플랫폼에 쏠리고 있다. 실제 지난 7월 티메프 사태 후 상위 10개 온라인 유통사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전년대비 약 17% 증가한 7조5,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상위권 내 양극화’도 가속화 될 전망이다. 과도한 경쟁에 이끌려 불안정하게 사업을 유지하는 대형사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 쿠팡, 11번가, 지마켓, SSG닷컴, 무신사, 에이블리, 발란, 오늘의집 등 매출 상위 10대 기업 중 에이블리, 발란, 오늘의집 등 4곳이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투자를 받은 쿠팡, 자체적으로 운영 가능한 네이버쇼핑, 무신사, 대기업 계열 이커머스 기업인 SSG닷컴, 11번가 정도만 안정권에 들어가 있다.

    물론 쿠팡과 네이버쇼핑이 양강 구도를 형성, 온라인 쇼핑 점유율(2022년)이 49%에 달하고 SSG닷컴, 11번가, 롯데온 등이 뒤를 따르고 있지만 점유율이 5% 내외다. 향후 상위그룹 내에서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낙관론자들은 한차례 양극화를 통해 구조 혁신과 체질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 초대형사들이 장악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결국 콘텐츠 즉 브랜드 시장까지 영향을 미쳐 ‘양극화 속 양극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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