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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에서 사라지는 제화PC … 팔 곳이 없다
    2024.12.05 10:13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38
    현대백화점 제화 조닝

    신세계 본점, 더현대 서울 등 주요점 80% 이상 축소

    명품, 컨템포러리 비중 키우고, 다른 PC로 편입시켜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백화점에서 제화 PC가 사라지고 있다.

    10년 전 점포 당 20개에 달했던 입점 브랜드 수가 5년 전 10여 개로 줄었고, 최근에는 4~5개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그중에서도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가 가장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입점 브랜드가 2개 미만인 점포가 생겨났고, 남성, 부띠끄 등 다른 PC로 층 이동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실상 PC가 사라진 셈이다.

    최근 1년 사이 본격화된 백화점들의 축소 MD로 탠디, 소다, 미소페, 세라, 고세, 오브엠, 금강 등 토종 구두 업체들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점부터 손을 대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본점 슈즈 조닝의 소다, 슈콤마보니 등 12개 브랜드 중 10개를 내보내고 탠디, 금강 2개 브랜드만 남겼다. 매장 위치도 기존 4층에서 유동객이 적은 6층 남성 존으로 이동했다.

    6층 남성 존에는 남성 슈즈 버윅, 로크, S.T 듀퐁 등 수입 브랜드 3인방이 입점해 있다. 당초 제화 조닝을 완전히 없애려다 매출 상위 브랜드를 유지키로 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신세계는 대구점과 강남점의 남화, 여화 조닝을 통합했다. 전국 매출 1위 점포이자 제화 면적이 가장 컸던 강남점은 수년 전 명품, 해외 브랜드를 대폭 강화하는 MD를 단행, 현재 내셔널 비중(면적 기준)이 30% 이하로 축소됐다. 현재 명품 슈즈 13개, 수입, 내셔널, 라이선스, 중고가 수입 브랜드는 27개가 영업 중이다.

    
    롯데백화점 제화 조닝
     

    신세계 본점, 12개 브랜드가 2개로

    롯데, 현대도 내셔널 ‘축소 또 축소’

     

    향후 강남점과 대전점 등 핵심 점포의 리뉴얼도 거론되고 있다.

    롯데는 그나마 넓은 면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 브랜드 비중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주요 점포의 경우 내셔널 비중이 50% 이하인 경우가 태반이고, 공간 채우기가 어려운 지방 점포, 비효율 점포일수록 내셔널 비중이 높다.

    잠실점은 지난해 남화, 여화 조닝을 완전히 통합하면서 30% 가까이 축소했고, 영등포점은 2층 제화 존을 리뉴얼, 18개 브랜드가 현재 영업 중이다. 하지만 금강, 고세, 미소페, 탠디, 바바라, 소다 등 내셔널 슈즈 군이 9개, 어그, 에코, 스케쳐스, 핏플랍, 와이컨셉, 세이브힐즈, 제옥스, 톰맥켄, 게이트19 등 수입이 9개로 각각 50%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 본점은 지하 1층에 슈즈 존이 위치해 있지만 리뉴얼을 거듭하면서 식품관 인근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잦은 MD 개편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돼 상위권 브랜드의 경우 2년 전 대비 30%, 중하위권은 50% 이상 매출이 빠진 상태다.

    탠디, 소다, 미소페, 세라 등 내셔널 슈즈가 10개, 해외 슈즈가 11개이며, 여기에 2층 수입 슈즈존을 추가, 까렐, 레페토, 지미추 등 9개 브랜드가 영업 중이다. 사실상 수입 슈즈가 내셔널 대비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상위권 점포의 제화 PC가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본점에는 에코, 어그, 캠퍼 등 해외 슈즈 브랜드 3개만 영업 중이고, 판교점, 무역센터점은 4개가 남았다.

    
    톰맥캔 '유메유메' 신세계 강남 팝업스토어 매장

    축소 전략 맞나? 수입 슈즈도 매출 하락
    내셔널 업계, 생존 위해 수입 슈즈 도입

     

    올해 연 매출 1조2,000억 원이 예상되는 더현대 서울도 최근 슈즈 조닝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그 결과 슈즈 조닝 내 내셔널 브랜드는 매출 1위인 ‘탠디’만 남았고, 수입 슈즈도 ‘캠퍼’, ‘버윅’ 뿐이다. ‘쿠에른’은 여성 컨템포러리 PC로 입점했다.

    올들어 위기감이 커진 데는 이같은 MD 전략이 지방 점포에까지 적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개월 전 중동점은 슈즈 조닝을 4층에서 6층 남성존으로 이동시키고, 4개 브랜드를 철수시켰다.

    현대, 신세계에 이어 롯데까지 가세하면서 수입과 내셔널 브랜드의 입지는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지고 있다. 일례로 기존 슈콤마보니, 쿠에른 등을 컨템포러리로 분리해 조닝을 마련하고, 사계절 슈즈로 전환한 해외파 어그, 핏플랍 등을 대우하는 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과연 이 방향이 맞느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는 수입 컴포트 슈즈의 매출까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슈즈 브랜드의 경우 핏, 가격, 디자인 문제로 롱런하는 경우가 드물고, 브랜드 풀도 다양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수입 브랜드의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중국 신발 제조사들이 미국, 유럽에 상표를 등록해 소위 신분을 세탁한 브랜드들이 백화점에서 영업중인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토종 구두 업계도 어쩔 수 없이 수입 슈즈를 강화하고 있다. 내셔널 구두 ‘오브엠’을 전개중인 FnC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슈즈 ‘네로지아르디니’를 도입했고, 금화는 슈즈 편집숍 ‘톰맥캔’을 전개하면서 케누, 유메유메 등 수입 슈즈를 대폭 확대했다.

    일각에서는 내셔널 구두 업계가 상품, 유통, 마케팅에서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MZ와 온라인 환경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국내 제조 생태계의 붕괴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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