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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업계, AI 기술 활용은 어디까지
2025.02.14 14:19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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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2030년까지 패션 업계 영업 이익 1,500억~2,750억 달러 증가할 것”

영업·물류, 시장 분석, 상품 기획 등…“데이터가 있는 모든 곳에 활용 가능”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에디 슬리먼, 마크 제이콥스, 피비 파일로의 샤넬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6월 샤넬을 떠난 버지니 비아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후임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세계 최대 온라인 도매 플랫폼 주르(JOOR)가 생성형(Gen) AI로 만든 스타 디자이너들의 샤넬 컬렉션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미래 핵심 기술인 AI는 패션 업계에서도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판매 현장 등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 업계는 예의주시 중이다.

해외는 이미 H&M, 자라, 아디다스, 루이비통, 제냐 등 다수의 브랜드가 AI를 활용 중이다. 국내도 AI를 활용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F&F, 이랜드,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대기업부터 개인 보세 쇼핑몰까지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AI를 통해 업무 시간 단축과 상품 적중률을 높이는 게 가장 핵심으로, 주로 영업·물류·마케팅 효율화에 쓰이고 있다. 맥킨지는 생성형 AI 사용만으로 2030년까지 패션 업계의 영업 이익이 1,500억~2,75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AI의 대표 기능은 내부 판매·고객 데이터뿐 아니라 외부 데이터(통계청, 날씨, 경쟁사, 포털 키워드 검색 등)를 연결해, 분석을 자동화·시각화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돕는 것이다.

예컨대 소싱의 경우 유사 자재 검색, 경쟁사 데이터 분석, 적정 원가 산출 등이 가능하다.

센트릭소프트웨어의 ‘패션 인스퍼레이션‘ 화면
 

내외부 데이터 분석해 의사 결정 지원

 

영업·마케팅에서는 생성형 AI로 브랜드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만들고, 고객 피드백, 상품 판매 수량·시기 등을 분석해 적중률도 높일 수 있다.

관련 기술은 한국에서 미국 기업 센트릭소프트웨어, 국내 스타트업 디자이노블, 모플, 드래프타입 등이 전개 중이다.

패션 PLM(제품 수명 주기 관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센트릭소프트웨어는 지난해 9월부터 PLM 플랫폼에 생성형 AI 모듈인 ‘패션 인스퍼레이션’ 기능을 도입했다. 생성형 AI로 디자인 초안을 만드는 기능이다. 키워드 선택에서 ‘가방’, ‘사각형’, ‘브라운’ 등을 선택하면, 단 1~2분 만에 수십 개의 가방 이미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를 기초로 디자이너의 창의력이 더해져, 디지털 작업 지시서로 곧바로 연결된다.

국내에서는 에프앤에프, 삼성패션, 휠라홀딩스, 콘크리트웍스, 헬리녹스, 더일마 등에 이어 최근 무신사가 센트릭 PLM을 도입했는데, AI 기능의 활용 범위도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기업인 디자이노블은 디자인 기획 단계에서부터 온라인 판매 플랫폼까지 엔드투엔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선보이는 대표 업체다.

솔루션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달리호텔’이라는 보세 여성복 쇼핑몰도 인수했다. 디자이너 없이 패션 MD 1명, 이커머스 전문가 2명, 웹디자이너 1명 등 총 4명이 해당 솔루션을 통해 쇼핑몰을 운영하며, 자체 기획 비중을 80%로 높이는 등 브랜드화했다. 내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디자인, 생산 수량 등을 설정하고 고객에게 최종 노출되는 온라인상의 상세 페이지까지 만들었다.


AI스타트업 디자이노블의 브랜드 ‘달리호텔‘


영업·물류, 마케팅 특화 솔루션 잇달아 등장


이를 통해 매출은 인수 3년 만에 10배 증가한 60억 원을 기록했다. 박한나 디자이노블 이커머스 팀장은 “솔루션은 온라인 채널과 범용성 높은 비즈니스 캐주얼에 특화돼 있다. 동일 규모, 스타일의 브랜드를 전개하기 위한 비용은 기존 방식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디자이노블은 해당 솔루션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 중이다.

영업·물류 분야에서는 모플이 특화돼 있다. 모플은 AI 시계열 기술을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업무 자동화를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AI 시계열 예측이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된 과거 자료와 다양한 변수들을 종합해 미래를 예측 및 분석하는 방식이다. 모플은 상품의 판매 기간, 매장별 판매율 등의 데이터를 조합해, 매장에 적합한 물량을 배분한다. 모플의 솔루션은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중견 A사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성시현 모플 대표는 “A사는 솔루션을 통해 물량 배분, 상품 출고 시점 등의 업무 시간이 기존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드래프타입은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 ‘드래프타입 스튜디오’를 핵심으로 내걸고 있다. 브랜드가 룩북, 캠페인, SNS 컨텐츠에 활용할 모델의 얼굴, 헤어스타일과 배경을 AI로 만들어 주는 방식이다. 양승만 드래프타입 CSO는 “상품을 착용한 몸 실루엣은 실제 모델에 옷을 입히고 촬영한 다음 AI를 통해 수정하는 단계다. 기존 방식 대비 업무 생산성은 10배 늘었다는 게 거래처들의 반응이다”고 말했다. 드래프타입은 보세숍 등 패션과 뷰티 업체를 포함해 6,000여 개의 고객사를 두고 있으며, 이달 중순부터 AI 동영상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엔드, SPA 등 브랜드가 지향하는 성격에 따라 AI 기술도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 한다. 현재 최종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하는 단계로, 향후 AI 관련 툴의 이해도가 높은 디자이너·MD가 업계에서 선호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드래프타입 스튜디오 제작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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