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 게 값’…천정부지 성수동 임대료
2025.04.08 10:12-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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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MZ 몰려드는 팝업 성지…팬데믹 이전 대비 수십 배 올라
최근에는 대형 패션·뷰티 직영점 집결…서연무장길은 이미 ‘포화’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지금은 평당 임대료를 따지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요. 2~3년까지만 해도 1층은 평당 30만 원, 2층은 평당 20만 원, 3층은 평당 10만 원으로 기준이 명확했는데, 이제 건물주가 부르는 게 값이 됐습니다.” (연무장길 인근 공인중개사 A씨)
성수동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성수동2가 연무장길 중심으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데, 최근 임대차 계약이 체결된 연무장길 80평 건물은 보증금 10억 원, 월세 1억 원, 100평 건물은 보증금 11억 원, 월세가 1억1,000만 원이다. 보증금과 월세는 전년 대비 각각 3배, 4배 이상 껑충 뛰었다.
평(3.3㎡)당 매입가 역시 대기업의 투자 가세로 최대 3억5,000만 원까지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이 2023년 연무장길에 있는 건영피혁 소유 건물을 평당 2억5,000만 원에 매입한 바 있다.
성수동 임대료 상승 배경에는 팝업스토어가 있다. 엔데믹 이후, 팝업스토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단기 임대가 성행하게 됐고, 성수 일대 상가 임대료를 끌어올렸다.

일반적으로 단기 임대는 장기 임대보다 월 임대료가 더 높게 책정된다. 팝업스토어는 3일, 일주일 등 단기간 운영되어 공실에 대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무장길 중심 상가 100평 기준 팝업스토어 대관료는 하루 1,000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작년부터 대형 패션·뷰티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경쟁이 더해지면서 임대료가 급등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임차자문팀 이사는 “타 상권 대비 임대료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단기간 비교하면 더욱 뚜렷한데, 많은 플레이어가 동시에 진입하면서 빠르게 매장이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하고 있는 상권에서 임대료는 임차인이 바뀌는 타이밍에 오르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오픈 수요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서연무장길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성수역에서 뚝섬역 방향으로 뻗어가는 서연무장길은 팝업스토어가 주를 이루던 곳인데, 최근 대형 브랜드의 정규 매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뉴발란스’, 11월 ‘올리브영N성수’, 지난 1월 ‘프라다뷰티’, 최근 ‘MLB’, ‘바닐라코’, ‘쿠에른’이 오픈했고, 내달 ‘아디다스’, 일본 뷰티 브랜드 ‘시로’가 직영 매장을 연다.
이 같은 흐름에는 건물주들의 선호 점포가 달라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팝업스토어가 임대 수익이 더 크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령 사태로 팝업스토어 대관에 대한 불안 요소를 경험한 이후 정식 임대차 계약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분위기다.

패션 매장은 성수역에서 건국대 방향으로 뻗어가는 동연무장길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키스’, 9월 ‘휴먼메이드’, ‘무신사스토어’, 지난 1월 ‘브랜디멜빌’, ‘뉴뉴’, 2월 ‘밀로아카이브’, 3월 21일 ‘워크업‘이 문을 열었고, 곧 ‘로우클래식’, ’NBA’가 직영점을 오픈한다.
업계가 성수동을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패션, 뷰티, F&B, 아이돌 등 핫한 카테고리가 집결해 있는 상권으로, 국내외 MZ세대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월 성수동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총 43만2,241명으로 전년(24만9,446명) 대비 73.3% 늘었다. 즉, 보장된 유동 인구는 물론 글로벌 마케팅에도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임차자문팀 이사는 “성수는 상권 생애주기로 보면 성장을 지나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는 단계이다. 과거 성수는 스팟 상권이었다. 서울숲, 블루보틀, 디올, 대림창고 등 특정 스팟을 거점으로 중심축이 이동했다. 이제는 연무장길을 바탕으로 메인 스트리트가 형성됐다. 이곳에는 몇 년 이내 대형 브랜드 매장들로 채워질 테고 메인 상권으로서의 기능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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