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버섯으로 만든 국산 비건 가죽, 확대일로
2025.04.14 13: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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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개발 붐 이어 대량 생산 체제 구축
에콜그린텍, 그린컨티뉴 국내외 성과 두드려져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최근 국내산 식물성 가죽 시장이 확대일로다.
그동안 국내 패션 업계는 선인장 가죽인 ‘데세르토’, 파인애플 가죽인 ‘카르멘 이요사’ 등 해외파 비건 가죽 점유율이 압도적이었다. 글로벌 비건 가죽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중이지만 국내 업계의 개발 능력이 약하고 퀄리티 이슈가 있어 2년 전까지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업, 소재 업체들이 선인장, 파인애플, 사과 등 부산물을 고분자 처리해 자체 개발한 비건 가죽들을 속속 내놓으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기존과 달리 시장성과 생산성이 확보되면서 브랜딩은 물론 국내 거래선 확대에도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현재는 패션 잡화, 슈즈, 의류 등 패션 부문에 국한돼 있지만 최근 전자제품, 인테리어, 자동차, 가구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 판로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더불어 생분해가 가능하고 무해한 성분 덕분에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 가죽보다 선호도도 더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산 농업 부산물을 재활용, 수입산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여러모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대량 양산 체제도 갖췄다.
현재 비건 가죽의 원료는 버섯, 선인장, 사과 등이 주를 이룬다. 버섯 가죽은 실처럼 가는 세포 균사가 서로 모여 얽혀 있는 그물망 형태 구조로 돼 있어 질기고 내연성이 탁월하면서 가볍다. 선인장, 사과 등도 섬유질이 풍부해 내구성과 경량성이 탁월하다.
95년생 청년 사업가 전인호 그린컨티뉴 대표는 국내산 선인장 잎의 셀룰로오스 성분을 이용해 선인장 가죽 ‘프레임어스(FLAMEUS)’를 개발했다. 선인장 잎은 잘라내도 6개 월 마다 재생되고 습기와 물에 강하고 마모와 찢어짐도 강하면서 생분해가 가능하다.
수입산과의 가격 경쟁 우위
멕시코산 선인장 가죽 보다 저렴하면서 소량 오더나 커스텀마이징이 가능해 국내 수주도 활발하다. 코오롱스포츠, 가방 ‘할리케이’, LG, 롯데 등 패션부터 전자제품까지 거래처도 다양하다. 현재 가방, 의류, 신발 등 패션 부문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전자제품 군이다. 향후 가구, 인테리어 부문의 수요가 증가, 올해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거래처도 차츰 늘고 있는데, 최근 싱가포르의 콘티넨탈 호텔로부터 수주를 받아, 상품을 개발 중이다.
스타트업 기업 지구원단도 최근 선인장의 ‘Cactus’에서 따온 선인장 가죽 ‘CACT-70’을 선보였다. LWG(Leather Working Group)의 골드 인증, ZDHC(유해화학물질 제로배출 협회) 인증, 미국 USDA 바이오함량 100% 인증을 받은 친환경 소재다. KC 섬유·가죽 제품 안전 기준에서 모든 항목에 대해 유해물질 불검출 판정을 받았으며, 5만 회 이상의 내마모도 시험을 통과해 내구성도 탁월하다.
‘에르메스’가 2021년 마이코웍스와 함께 시도했다 중단한 버섯 가죽도 국내 기업들이 속속 개발에 성공해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버섯 가죽은 버섯에 기생하는 곰팡이 뿌리에서 채취한 균사체를 고분자화 과정을 걸쳐 생산하는데 무한정으로 채취가 가능하지만 제작 과정에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 한동안 답보 상태를 보였다.

자동차, 인테리어 등 수요처 확대
에콜그린텍이 개발에 성공한 버섯 가죽 ‘하이파솔(HYPHA SoL)’은 기존 비건 가죽 대비, 인장 및 인열 강도를 2배 이상 향상시켰고, 3만 회 이상의 내마모성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파솔’은 버섯 균사체 유기물을 분해시켜 만드는데 자연 패턴을 완성한 게 특징이다. 글로벌 패션, 소재, 자동차 전시회에 출품, 거래처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 홍콩패션액세스에서는 하루에 30여 개 사와 현장 상담을 진행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현재 구찌 등 럭셔리와 글로벌 패션 기업 거래처가 30여 개에 달하며, 여기에 자동차 핸들 등 자동차 소품, 인테리어 부문까지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마찰력, 복원력, 항균성이 탁월한 대나무 소재인 ‘뱀피’ 레더를 개발, 패션 잡화 브랜드 업체들과 거래중이다.
마이코월드도 버섯 가죽을 개발,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와 함께 제품 개발을 진행중이다. 마이코월드에서 개발한 버섯 균사체 가죽은 배양 탱크에서 원단을 살균하고 버섯 균사체를 접종해 배양시켜 원단의 물성을 가죽화한 제품이다. 천연 원단부터 리사이클링 페트 원단 등의 접목이 가능하다. 이외 해리팜스는 버섯 재배를 하다가 버섯 균사체 가죽을 만들어 낸 케이스다.
가방, 슈즈 등을 수입하는 패션 회사 엠디 출신인 전혜승 대표가 시작한 에뜨모아코리아의 사과 가죽 브랜드 ‘에뜨모아’도 성장중이다. 가죽의 판매가가 이탈리아 등 유럽산 보다는 저렴하고 중국산 보다는 다소 높지만 내구성과 퀄리티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래처의 니즈에 따라 텍스처, 두께, 광택까지 맞춰 생산이 가능, 핸드백 브랜드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업체로부터 오더를 받고 있다.

백산, 덕성, 디케이앤디 등
글로벌 기업 거래처 증가
백산, 덕성, 디케이앤디 등 합성 피혁 전문 기업 3사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우선 명품부터 마이클코어스, 아르마니, 룰루레몬, 스킴스, 알로 등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가격대, 퀄리티가 확보된 국내 기업의 에코 레더를 선호, 물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동시에 신발, 가방 패션 부문을 넘어 자동차, 인테리어, 가구, 헤드셋 등 전자기기까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환율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덕성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1,255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7% 증가한 9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5.2% 증가한 76억 원을 기록했다.
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신발, 자동차 내장재에 사용되는 합성피혁을 개발한 백산도 큰 폭으로 신장했다. 백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신장한 4,975억 원, 순이익은 48% 신장한 600억,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760억 원을 기록했다. 신발 부문 실적 호조에는 환율도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백산은 1986년 설립, 비상장 계열사 17곳을 두고 있는 그룹이다.
디케이앤디는 2023년 약 898억 원에서 지난해 1,125억 원의 매출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85억 원을, 당기순이익은 74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당시 모자업체인 다다씨앤씨 인수 효과로 1,000억 원을 달성했다가 지난해 2년 만에 재진입했다. 스톤아일랜드, 몽클레어, 막스마라 등에 가죽을 납품하고 있으며, 가방, 비행기 자재, 의류, 운동화 등 원단을 공급한다.
헤드셋, 자동차 시트 원단 비중이 커지면서 현재 의류, 신발 부문이 30%를 차지한다. 현재 디케이비나(지분 100% 보유), 모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주로 하는 다다씨앤씨(지분 80% 보유)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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