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어 입력하면 이미지 구현…정확도 높아져

인물 모델 이미지 만들고, 해외 배경 효과도

업무 시간과 비용, 종전 대비 80~90% 절감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패션 업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을 늘려가고 있다. 우선 마케팅 영역에서 그림 AI 사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림 AI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로운 이미지·동영상을 만들어 내는 기술 및 소프트웨어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로 미드저니, 아트브리더, DALL·E 등이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구현해 준다. 예컨대 햇볕 쨍쨍한 낮 12시, 코코넛 나무가 있는 여름철 지중해에 있는 섬 해변 등의 명령어를 입력하면, 적합한 이미지가 구현되는 식이다. 이후 마음에 들 때까지 낮과 밤·계절·구도·색감·지형지물 등 구체적이고 세세한 명령어를 입력해 수정도 가능하다.

최근에는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거나 미드저니 등 공개된 오픈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제작해 주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FI스튜디오, 드래프트 타입, 팅커 등이 있다.

이러한 AI 활용은 해외 패션 업계에서 앞서 사용 돼왔다. 폴로 랄프로렌, 스텔라 메카트니, 카사블랑카 등의 많은 브랜드가 다양한 컨텐츠 등에 사용 중이다.

올해는 국내 업체들도 본격적으로 룩북·캠페인, 온라인 홍보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AI로 만들어 내면 업무 비용·시간이 AI 이전 대비 80~90%가 감소한다고 말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생성형 AI 사용만으로 2030년까지 패션 업계의 영업 이익이 1,500억~2,75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김대희 드래프타입 대표는 “실시간으로 기술이 발전하며 품질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브랜드들의 상담 빈도와 적극성이 달라졌다. 반신반의하며 상담조차 안 하던 브랜드들이 많았다면, 올해부터는 어디 영역까지, 얼마에 가능한지 구체적인 상담과 거래에 나서는 브랜드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브랜드 중 본격적인 활용에 첫 스타트를 끊은 브랜드는 한섬의 액세서리 ‘루즈앤라운지’가 꼽힌다. 지난해 춘하 시즌 룩북을 AI로 제작했다.

이후 올 춘하 시즌 SG세계물산의 ‘바쏘·바쏘옴므’, LF의 ‘히스 헤지스’, 리브어레가시의 ‘도프제이슨’, 에프씨엠엠의 ‘FCMM’, 에스티유의 ‘STU’ 등이 룩북에 활용했다. 지엠아이의 ‘레노마’, 살롱드물레의 ‘밈더워드로브’ 등은 SNS 컨텐츠를 만들었다.

향후 ‘히스 헤지스’는 AI로 만든 브랜드 홍보 영상도 공개된다. 추동 시즌에는 SG세계물산의 여성복 ‘a.b.fz’, ‘a.b.플러스’도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한 비용 절감 등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업체들의 기조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 모델이 등장하는 컨텐츠는 초상권 등으로 인해 사용 장소와 기간에 제약이 따르나, AI로 만든 컨텐츠는 사용 기간과 활용 장소가 무한해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이 가운데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사용할 단계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A 브랜드 마케팅 팀장은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현재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인물 표현은 불쾌한 골짜기(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불쾌감이 증가한다는 속설)라고 느끼는 부분이 아직 있다”고 말했다.

B 브랜드 관계자는 “사용 계획은 없다. 아직까지는 브랜드 기획 의도에 맞춰서 정확하게 표현해 내는 게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더 보편적인 마케팅 업무 형태로 안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현 살롱드물레 대표는 “신규 브랜드들 역시 비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AI로 사진을 보정만 해도 기존 대비 절반 이상 시간이 줄어든다. 대중화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윤철 리브어레가시 대표는 “촬영 시간 최소화가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굴곡이 많은 의류보다는 그보다 표현이 쉬운 액세서리 품목에서 시작해 활용하는 브랜드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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