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패션 리테일 ‘M&A 대확산’ 전망
2021.02.11 13: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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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패션 리테일 ‘M&A 대확산’ 전망
기업 간 우열 격차 커지고 승자 독식 기회 늘어
LVMH 등 10대 기업 여유자금 800억 달러 달해제이크루 이어 메이시스, 버버리 매각 후보 올라
[어패럴뉴스 장병창 객원기자] 최근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안타스포츠의 파카를 입고 등장해 안타스포츠 주가가 10%나 폭등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와 때를 같이 해 미국에서는 맥을 못추던 랄프 로렌 주가가 1.2%나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이 랄프 로렌 슈트와 코트를 입고 취임식에 등장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근거 없는 랄프 로렌 인수 소식이 증시에 퍼지며 주가를 반짝 끌어올리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비슷한 무렵 이탈리아에서는 명품 신발 세르지오 로시, 쥬세페 자노티와 아쿠아주라의 매각설이 동시에 터져 나와 역시 이를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영국에서는 파산 보호에 들어간 아카디아그룹의 탑샵 인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데벤햄스 백화점 체인이 온라인 패션 부후닷컴에 인수됐다. 또 다른 소식. 미국 44개 주에서 400여 개 매장을 운영해 온 의류 리테일러 크리스토퍼 앤 뱅크스가 올 들어 업계 첫 번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올해 글로벌 명품 패션 리테일 시장의 M&A(기업 인수 합병) 열기가 얼마나 뜨거울 것인지를 어림케 하는 단면들이다. 올해 글로벌 M&A 시장은 다음 몇 가지 이유로 지난해보다 더 활기를 띌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슈프림 '
우선 지난 2008~9년 세계 금융대란 시기 그 이듬해에 기업들의 파산보호 신청이 줄을 이었다는 사례가 제시된다. 두 번째는 팬데믹으로 인한 마이너스 성장으로 지난해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크게 축소된 가운데 기업 간 우열의 격차가 커졌고 승자 독식의 기회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점이 꼽힌다. 세번째는 소비자들의 쇼핑 행태와 서플라이 체인의 변화 등 새로운 시스템의 태동이 M&A의 필요성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낮은 금리 등 금융 시장 여건도 올해가 M&A 최적의 기회로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다.
매킨지 그룹은 LVMH, 유니클로의 패스트 리테일링, 구찌의 케어링 그룹, 까르띠에의 리치몬트 그룹 등 글로벌 10대 그룹의 올해 여유자금이 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블룸버그 등은 사모펀드 등 글로벌 투자회사들의 대기 자금은 무려 1조6,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엄청난 대기 자금이야말로, 탑샵 인수에 30여 개 희망 업체가 몰리는 원천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명품, 패션 리테일러들의 M&A 방식은 사모펀드 등과는 크게 차별화된 전문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모펀드 등 투자회사들이 파산보호 신청으로 헐값에 나온 매물을 사들여 투자 수익에 치중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보강과 수직적 통합 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을 전후해 LVMH가 티파니를 158억 달러에 인수한 경우나 VF코퍼레이션의 21억 달러의 슈프림 인수, 몽클레르의 14억 달러 스톤 아일랜드 인수 등이 그 본보기로 꼽힌다. 슈프림이나 스톤 아일랜드처럼 Z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신흥 브랜드들이 M&A 시장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얘기다.
끌레제르(Clergerie)
이에 비해 프랑스 레거시(Legacy) 그룹의 지난해 7월 신발 브랜드 끌레제르(Clergerie) 인수는 브랜드가 아니라 공장에 근무하는 112명의 장인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설명된다. 서플라이 체인 강화를 위한 M&A다. 최근의 이탈리아 세르지오 로시 등의 인수 소동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중국 큰 손들의 올해 동향도 글로벌 M&A 시장의 관심사다. 세계 시장을 휘저었던 산동루이, 보선그룹 등이 쑥 들어갔다. 대신 지난해 세쿼이어 캐피털 차이나(Sequoia Capital China)가 프랑스 패션 아미(Ami)의 과점 지분을 인수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해외 명품 브랜드 인수 전략의 새로운 트렌드라는 평가도 있어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와 함께 올해 M&A 투자 우선순위로 꼽히는 타깃 중 하나는 디지털이다. 수직 통합의 중추적 역할을 디지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술 혁신의 기업 환경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팬데믹을 감안하더라도, 수요에 비해 너무 많은 플레이어들이 생겨나 M&A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파페치에 리치몬트와 알리바바가 각각 5억5,000만 달러씩 11억 달러를 투자해 파트너십 관계로 발전했지만, 파페치와 육스 네타포르테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장선 상에서 리치몬트 그룹과 케어링 그룹의 합병도 거론된다.
리치몬트 요한 루퍼트 회장은 이를 일축하고 있지만 LVMH의 외형은 케어링 그룹의 3배. 리치몬트와 합쳐야 비슷하게 견줄만해 진다. 우선 리치몬트의 패션 브랜드 끌로에를 케어링에 넘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미국 쪽은 지난해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갔던 제이 크루, 브룩스 브라더스, 제이 시 페니 등이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상태지만 아직 12~18개월의 회복기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신용 평가 기관들의 진단이다.
메이시스, 갭, 엘 브랜즈의 빅토리아 시크릿 등 굵직한 이름들이 줄줄이 올해를 무사히 넘길지 지켜봐야 할 기업 명단에 올라 있다. 영국 대표 브랜드 버버리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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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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