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오프뷰티 이어 세터, 마리떼, 마뗑킴도 진출

역사와 헤리티지에 트렌드 결합한 리테일로 주목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120년 전통의 서울 광장시장이 MZ 세대, 외국인 관광객들의 성지로 부상하면서 패션·뷰티 업계 유통 전략의 새로운 시험 무대가 되고 있다.

최근 코닥어패럴, 오프뷰티가 광장시장에 신규 매장을 열었고 세터,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등이 진출을 준비 중이다. 앞서 2015년에는 ‘로우로우’가, 2020년에는 ‘노스페이스’가 매장을 열어 각각 11년째, 6년째 운영중이다.

광장시장은 1905년 순수 조선 자본으로 조선인들이 세운 최초의 재래시장이다. 조선 후기 종로4가와 예지동 일대에 자리한 배오개(이현) 시장을 계승해 1905년 동대문 시장으로 명칭을 정했고, 1960년대 이후로는 광장시장으로 불리게 됐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서구화되면서 전통적인 의례가 많이 사라졌지만, 광장시장은 그 전통을 이어가며 관혼상제에 필요한 한복과 폐백, 수의를 판매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명성을 이어왔다.

1990년대 이후에는 빈대떡, 육회, 떡볶이, 김밥 등 먹거리가 부각하면서 관광 명소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2000년대 중반 청계천 복원 후 관광객이 몰리면서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한 곳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 층의 문래동, 성수동, 을지로 등 로컬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광장시장 역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지금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명소가 됐다.

F&B 업계는 일찍이 광장시장에 진출했다. 갈릭보이, 아베베 베이커리, 퍼블릭가든, 어니언 등은 이미 광장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지난 5월에는 ‘스타벅스 광장마켓점’이 문을 열었다. 전통시장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기획된 스페셜 스토어로, 2022년 12월 경동시장 내 오픈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 이은 2번째 재래시장 매장이다.

지상 1, 2층과 루프탑으로 구성된 광장마켓점은 광장시장이 가진 맛과 멋을 담고 있다. 광장시장의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와 아트웍이 돋보이며, 스페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패션에서는 2015년 ‘로우로우’가 가장 먼저 광장시장에 발을 들였고, 2020년 ‘노스페이스마켓’이 문을 열었다. ‘노스페이스마켓’은 판매 과정에서 미세한 흠집이나 오염이 발생한 제품을 보완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A- 컬렉션’을 중심으로 리퍼 제품과 다양한 할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오프뷰티’와 ‘코닥어패럴’이 합류했다. ‘오프뷰티’는 국내 최초 도심형 뷰티 아울렛으로 지난 5월 1호점을 광장시장에 열었고, ‘코닥어패럴’은 국내 4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로 ‘코닥 광장마켓’을 7월 말 오픈했다. 이어 세터,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등이 광장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패션 업계가 광장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MZ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이 높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브랜딩 전략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비즈니스를 진행 중인 브랜드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리테일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젊은 층들에게 전통시장과의 조화가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세일즈의 목적이 아닌, 상권과 어울리는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을 통해 광장시장의 활성화에 참여하는 일원이라는 이미지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120년 역사와 전통의 광장시장에 트렌드를 녹인 패션 업체들의 신 유통 전략이 상권의 새로운 가치와 소비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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