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글로벌 빅 브랜드의 신발 제조 허브로 부상
2026.03.18 11:19-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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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데상트·올버즈 이어 세 번째 신발 제조 공장 구축
로봇 32대 설치…미래형 자동화 인프라의 핵심 거점
[어패럴뉴스 박해영 기자] 글로벌 빅 브랜드들이 부산을 신발 제조의 전략적 요충지로 선택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스포츠 기업 데상트에 이어 러닝화 '온(On)'이 최첨단 로봇 생산 공장을 구축했다. 해외 이전으로 부산 신발 제조 인프라가 축소된 상황에서 글로벌 유명 기업들의 역투자는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우선 대세 러닝화 '온'이 직진출 2년 만인 최근 스위스 취리히 본사에 이어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의 로봇 설비공장을 구축하고, 핵심 기술이 집약된 생산 설비를 마련했다.
이 공장은 '라이트 스프레이' 로봇 생산 시스템을 적용한 시설이다. '온'의 엘리트 레이싱화(클라우드 몬스터)에 접목된 하이테크 제조 방식으로 핵심 특허 기술 중 하나다. 기존 운동화는 여러 조각들을 봉제하고 접착해 제조하는데 이 방식은 로봇 팔이 발 모양 몰드를 회전시키며 약 1.5km 길이의 필라멘트를 실처럼 분사해 한 번에 갑피를 완성한다. 일반적으로 300명의 노동력이 소요되고, 200단계를 거쳐야 하는 과정을 3분 만에 하나의 공정으로 압축한 혁신적인 제조 기술이다.
스위스 온홀딩스 본사에는 해당 로봇이 4대 뿐이지만 부산 공장에는 총 32대를 설치, 생산 능력이 무려 30배 이상 향상됐다. 단순 생산 공장이 아닌 차세대 제품 개발 및 대량 생산을 위한 미래형 자동화 시스템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라이트 스프레이 제조 모델은 부산 생산 라인에서 생산돼, 지난 3월 5일부터 북미 자사몰과 온 매장에서 한정 판매되기 시작했고, 내달 16일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해당 제품에는 'Sprayed in Korea' 문구가 표기될 예정으로, 한국 제조의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 트렌드 테스트, 안정성 인정
스위스 본사 관계자들은 공장 설립에 앞서 지난해 초부터 부산신발센터와 부산시 등 신발 업계, 지자체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전 논의와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기관과의 협력 방식 대신 단독 투자 형태로 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현재 '온' 본사가 공장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부산 시내인지 인접 지역인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는 '온'의 부산 투자 배경에 대해 단순 해외 생산 기지 확보가 아니라 글로벌 생산 전략의 핵심 베이스 구축을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로보틱스 기술력과 자동화 전문성, 빠른 물류 인프라, 안정적인 생산 환경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또 태광, 창신 등 글로벌 스포츠의 신발을 만드는 주요 파트너사들을 비롯 소재·부품 기업과 관련 스타트업 등 신발 제조 서브스트림 산업이 집적돼 있다.
자동화 생산 공정의 표준 즉 프로토콜을 테스트한 후 이를 기반으로 미주와 유럽 등 다른 지역에 생산 설비를 구현하기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한국 시장을 글로벌 제품 개발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려는 전략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는 데상트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업계도 제조 설비 투자 나서
'데상트'는 2018년 부산에 약 1만5,996㎡(4,839평) 규모의 신발 제조 R&D 센터 'DISC 부산(Descente Innovation Studio Complex)'을 설립했다. 소비자 분석부터 시제품 제작, 테스트까지 신발 성능 고도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간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는데, 마라톤 우승 러닝화 '델타프로 EXP V3'를 비롯해 골프화 R90, ACMT PRO, 데상트골프 콘도르 등 대표 상품군이 이곳에서 개발됐다.
앞으로 센터 고도화에 집중해 실제 산악 지형 등 실사용 환경을 반영한 테스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실내외 착화 테스트를 연계한 다층적 평가 체계를 통해 퍼포먼스 슈즈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친환경 슈즈 '올버즈'는 부산 기업 노보텍스코리아를 통해 글로벌 제품을 생산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경영상 이유로 2023년 거래가 중단됐다. 현재 노보텍스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신발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들의 설비 투자도 회귀하는 분위기다.
천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슈올즈'는 부산 사상구에 신발 제조 공장을 구축, 다음 단계로 자동화 설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시도 기업 유치를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시는 최근 친환경 및 제조 AI 분야 유망 기업 4곳과 총 440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신발 제조 AI 기업 크리스틴컴퍼니가 포함됐다.
크리스틴컴퍼니는 경남 김해에서 부산 사상구로 본사를 이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AI 신발 제조 매칭 플랫폼 '신플(SINPLE)'과 디자인 솔루션 '슈캐치(ShoeCatch)'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 지역 신발 제조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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