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K패션 열풍은 지속 가능한가
2024.11.27 13:27-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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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MZ들 ‘한국스럽다’는 ‘세련됐다’의 다른 말
현지 “가격 대비 디자인, 품질 뛰어나다” 평가
자사몰 사업화 단계...이커머스 성장 잠재력 높아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지금 한국에서 유행하는 제품이 뭐죠?”
일본 ‘마뗑킴’ 팝업스토어를 찾은 현지 고객들의 질문이다. 주로 트렌드에 민감한 10대~20대 초반 일본인 고객들로, 이들은 K컬처 그 자체에 열광하고 있다. 즉 한국에서 뜨고 있는 패션, 뷰티, 푸드 등 모든 콘텐츠를 공유하기 원한다.
마르디메크르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이미스 등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브랜드 모두 한국에서 먼저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아직은 일부임에도 이 같은 사례가 이어지자, 국내에서 MZ를 대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브랜드라면 일본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이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과연 일본에서 K패션은 지속 가능한가.
패션은 국가 브랜드의 위상에 따라 경로가 넓어지는 카테고리인 만큼, 과거보다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에서는 한국 영패션을 환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브랜드 진출에 그치지 않고 영속적인 사업을 펼쳐가기 위한 전략을 고심할 때다.
일본 10~20대, 최고 지출 항목 ‘패션’
전문가들은 일본 진출 시 타깃으로 삼은 젊은 층의 소비 상태, 성향 등 특성을 파악하여 공략 포인트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인의 연평균 수입은 10대 남성 156만 엔, 10대 여성 115만 엔, 20대 초반(20~24세) 남성 291만 엔, 여성 253만 엔, 20대 후반(25~29세) 남성 420만 엔, 여성 349만 엔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가장 돈을 많이 쓰는 항목은 바로 ‘패션’이다.
그렇다면 패션 콘텐츠는 어떤 채널을 통해 접하고 있을까.
인스타그램, 엑스(옛 트위터) 등 SNS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인지하고, 추가 정보는 구글 등 검색사이트, 인플루언서, 주변 지인 등을 통해 얻고, 구매는 매장에서 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데, 일본인 고객 특성에 따라 상품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이고 쉽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매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상품을 지인에게 얘기하거나 SNS에 공유하여 자연스럽게 바이럴 효과가 발생한다.
일본인 고객들이 한국 영패션을 알게 된, 좋아하게 된 주요 채널 역시 SNS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모델이다’, ‘인플루언서가 자주 착용하는 브랜드다’ 등 반짝 흥행으로 그칠 우려되는 이유가 따르지만, 이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을 브랜드 매력자본, 즉 상품으로 묶어두면 된다.
이미 일본에서는 한국 브랜드가 디자인이 다양하고,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0~20대 초반 고객들은 한국에서 인기 좋은 IP를, 20대 중후반 고객들은 품질, 디자인을 보다 세심하게 살핀다.
틈새 시장 분명하지만 안착 속도는 더뎌
시장 침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변화를 탐지하는 것은 필수다.
일본 패션 시장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철저하게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 패션 기업이 주축이 되었다. 2010년대 들어서 패션 버티컬 플랫폼 ‘조조타운’을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를 보유한 대기업들이 이커머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1998년 개설된 ‘조조타운’은 브랜드 대상으로 입점 사업을 강화했는데, 당시 반응은 매우 저조했다. 이때만 해도 일본 기업들은 자사몰조차 운영하지 않을 정도로, 온라인 사업에 닫혀있었다. 2000년대 초반 입점한 ‘유나이티드애로우즈’가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자, 물꼬가 트였다.
이커머스에 눈을 뜨게 된 기업들은 하나둘씩 자사몰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이를 플랫폼 사업으로 육성시킨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 아다스트리아, 팔그룹, 매시홀딩스 등이 있다.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스몰 브랜드가 잇달아 등장했다. 특히 인플루언서가 런칭한 스몰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는데, 연간 300억 원대 매출을 내는 ‘크라네’, ‘아메르빈티지’가 가장 볼륨이 크다.
스몰 브랜드는 대형 유통에서도 탐내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고, 영패션 시장 재편을 이끄는 주체가 되고 있다. 이 말인즉슨, 오프라인에서 성장을 이룬 대형 패션 브랜드들이 고루한 전개 방식을 유지하면서 뒤처지고 있다는 의미다. 패션 대기업들은 오히려 인플루언서 브랜드에게 투자 제안을 하는 등 컴퍼니빌더로서의 사업 확장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박하민 누구 COO는 “새로움을 찾는 고객, 고객의 니즈에 부합한 브랜드를 소개해야 하는 일본 유통은 한국 영패션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한국보다 인구수가 2.5배 많은 시장임에도 보수적인 소비 성향이 강해 브랜드 안착 속도는 느리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장기적인 플랜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이며, 현지에서 성장하고 있는 스몰 브랜드와의 경쟁 구도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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